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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소프트웨어산업 뉴스

화면은 커졌지만 쓸 시간은 짧다 — SDV와 자율주행의 속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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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완성차 업체들이 대형 디스플레이와 OTT·게임을 차량에 넣고 있지만, 주행이 시작되면 영상과 게임은 멈춘다. 널리 보급된 운전자 보조는 SAE 레벨2라 운전자가 계속 도로를 봐야 하고, 비운전 활동이 허용되는 레벨3은 상용화가 더디다.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자율주행의 실제 상용화보다 앞서 있다는 지적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미래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대형 화면, AI 음성인식, OTT, 게임을 차에 싣고 있다. 그러나 이를 쓸 수 있는 시간은 주차 중이거나 충전을 기다리는 때에 몰려 있다. 테슬라는 넷플릭스·유튜브를 보는 '시어터'와 게임을 즐기는 '아케이드'를 제공하지만, 전면 디스플레이의 영상 스트리밍은 기본적으로 주차 상태에서만 가능하고 주행으로 전환하면 멈춘다. 일부 차량의 뒷좌석 화면에서는 시청이 되지만 운전자에게 주어지는 콘텐츠는 제한된다. 현대차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레오스 커넥트'를 신형 그랜저·신형 투싼 등에 적용해 차량 제어와 콘텐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한데 묶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판매 이후에도 서비스를 팔고 구독형 콘텐츠로 수익을 내려는 전략과 맞물린다.

간극의 원인은 자율주행 수준이다. 지금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제공되는 운전자 보조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2로, 조향과 가감속을 함께 보조해도 운전자는 주행 환경을 계속 감시하고 언제든 개입해야 한다. 핸즈프리를 내세우는 업체가 있지만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것과 도로에서 시선을 떼는 것은 다른 문제다. 조건부 자율주행인 레벨3에서는 허용된 조건에서 운전자가 도로 감시 의무를 벗고 일정한 비운전 활동을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드라이브 파일럿'이 켜진 특정 조건에서 중앙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보거나 인터넷을 쓸 수 있게 설계했다. 다만 벤츠는 레벨3 양산차 인증을 받고도 이용 가능한 도로·속도·기상 조건이 제한적이었고, 최근에는 드라이브 파일럿 확대보다 활용 범위가 넓은 레벨2 기반 보조 시스템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법규도 변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주의 분산을 줄이기 위한 차량 내 전자장치 설계 지침을 두고, 화면을 오래 보거나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 기능은 주행 중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칼럼은 이를 기술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본다. 결국 남는 질문은 늘어난 화면과 기능을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줄 것인가다. 운전자에게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하고 음성인식으로 주의 분산을 줄이는 것이 먼저이며, 동승자용 콘텐츠와 주차·충전 중 엔터테인먼트는 따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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